'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책은 미국의 민주당이 매번 공화당에게 패배하는 상황을 기막히게 설명해준다. 서민에게 실제로 이익이 돌아갈 정책을 추진함에도 불구하고, 중산층 이상 + 대기업 이익 중심 정책을 펼치는 공화당에게 매번 패배하는 데에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이익에 배반하는 투표를 하는 서민층의 행위에 대해 '프레임'이라는 개념을 적용한다.

 저자가 말하는 프레임이란 사회적 언어를 개인이 받아들일 때 갖추는 '필터'를 의미한다. 프레임은 개인이 사회속에서 가치판단을 할 때 주요한 준거가 되는 동시에, 그 프레임을 통해 많은 사안을 해석한다. 그리고 그 프레임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것은 과감히 배척한다. 따라서 누가 먼저 이 '프레임'을 제작해 보급(!)하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미국의 보수진영은 오래전 부터 막대한 투자와 연구소, 매체 장악, 저명한 보수 명사들의 활약을 통해 대중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필터인 '프레임'을 먼저 만들고 퍼트렸다. 그리고 후발주자인 진보진영은 새로운 정보와 정책을 만들었지만, 이것을 대중들은 '프레임'에서 볼 때는 '좌파들의 비효율적인, 비경제적인, 소모적인 정책'으로만 느꼈을 뿐이다. 보수진영의 이미지 전략의 성공이다. 즉, 프레임이라는 개념은 '이미지 마케팅'과 같은 맥락에 서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무식함이 아닌 오만함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책이 놀라운 것은 속의 상황들이 국내의 경우에도 잘 부합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먼저 대중들의 프레임을 선점했으며, 대기업, 유산계급 위주의 정책을 펼칠때에 '경제발전' '대기업이 살아야 한국이 삽니다'라는 문구 혹은 애국심을 사용했다.(특히 이 이미지 마케팅은 '경제대통령'이라는 수식어에서 빛을 발했다.)그리고 엄청난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보수정당이 미리 설정한 프레임을 지닌 서민들에게, 진보 정당들의 정책들은 그저 '빨갱이' '친북좌파' '비효율'로 귀결될 뿐이었다.(그것이 자신들에게 직접 이익이 돌아갈 내용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대중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한나라당 정책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착각속에서, 자신에 이익에 반하는 지지행위를 계속한다.

 
그렇다면, 작년 대선때 지방대학생회들의 이명박 지지선언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미지 마케팅에 의한 판단력 부족' 혹은 '무식함' 과 같은 차원의 문제였을까?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노선은 지방대생들에게 불리한 것 투성이다. 경쟁과 시장자유, 포디즘과 독과점을 기반으로 한 정책들은 결국 지방 대학생들에게는 '독'이다. 효율성을 중시해 기반이 있는 곳에 투자를 하고, 지방에는 경제적 혜택을 주기 힘든 정책들이 그동안 이들의 지향점이었다.  따라서, 지방대생들은 '이명박 반대'를 외쳤어야 타당할 것인데, 되려 적극지지를 선언했다.
 앞서 말한 프레임의 문제 탓일까? 정말 그 이미지 마케팅 전략에 속아서?

 아니다. 답은 그들이 지역 정치세력과 맺은 이해관계에 있다.'학생회장이 ㅇㅇ지구당에서 거액을 받는다'는 수준의 담론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정확한 회계보고를 요구받지 않는 상황에서 지원금과 재단의 명목으로 지원되는 '검은 돈'의 판은 무법천지이다. 그리고 이 무법천지의 판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단연, 가장 강력한 지역세력과 자금력을 지닌 거대보수정당이다.

 
간단하다. '매수'당한 것이다. '학생회장이 되면 본전을 뽑는다': 이 레토릭은 음모론이 아니라 현실임을 학생회 임원들, 지금의 대학생들, 과거에 대학생이었던 사람들 이 모두가 파악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 '매수'는 불과 1,2년전 일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져온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음모론'에서 완전히 벗어나 '현실' 이 된 결정적 순간이 2007년 12월,  바로 '지방대생들의 이명박 지지선언'이다.

이해관계- 연결고리에 의해 특정후보지지를 선언해놓고는, 변명이라고 내놓았던 것이 '이 후보에게 이렇게 호소하는 것이 취업문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 정도의 레토릭이니, 이들의 얼굴 가죽으로 구두를 만들고 싶은 충동마저 느껴진다. 

비극에서 코미디, 다시 비극

2008년 여름, 대선때 이명박을 지지했던 학생회가 지역 촛불집회를 이끌었다. 그들이 '이명박의 오만함'을 거론하며 촛불지지를 선언하는 순간, 2007년 12월의 '비극'은 2008년 6월 '코미디'로 재탄생했다. 그들이 거론한 '오만함'은 이 반전의 기막힌 중심소재이며, 소속학교 구성원들의 지지를 정치적 권력으로 재활용하려 한 그들의 '오만함' 역시 이명박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다시 문제는 대학의 현실이다. 높은 인풋- 아웃풋을 자랑하는 서울의 사립대들 조차도 IMF 이후 '취업난'에 허덕이고있다. '88만원 세대'가 이제 '인서울 대학교'의 학생들에게도 유효한 발언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물며, 지방대생이 겪는 고충이야 오죽할까. 그래도 이 지방대들의 도서관이 늦게까지 붐비는 것은 이들의 '희망'을 놓지 않고 노력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그 '희망'을 현실화 한 사람의 수는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그 희망을 총량을 더욱 감소시키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러한 학생회의 이해관계 - '오만함'이다.

Posted by 양피지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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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작년만 해도 광우병이 무엇인지도 체감할 기회도 없었던 국민들에게 미디어들은 커다란 역할을 했다. 굳이 인터넷 언론들이나 일부 진보적 매체들 뿐 아니라 공중파 방송들도  정부가 커다란 실수를 했음을 ‘사실’로써 보도했으며, 보수 언론들도 이 사태를 만회하기 위해(!) 보도행렬에 동참해야 했다.

 관련 부처와 이명박 행정부는 미국산 소고기가 안전하다는 근거로 ‘OIE’라는 국제기준을  밝혔다. 얼마 후 수의사들과 이 분야의 전문가들, 몇몇 용감한 언론들은 그것이 ‘권고 수준’에 불과하다고 국민들에게 알렸으며, 이에 대응한 정부측의 태도는 다음과 같았다: “로또 당첨되서 은행가는데, 벼락맞을 확률. 40억분의 1” 


 보수 언론들과 광우병 파동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던 사람들에게 이 말은 불리한 상황을 개선시켜 줄 'Punch line'이었다. 이 한 문장은‘생명, 먹거리 문제는 확률로 계산되어서는 안된다’라는 사람들의 주장조차도 한순간은 압도할 수 있을만한 파괴력을 가졌으며, 토론회 단골 발언으로 자리 잡은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것은 출처가 불분명한 ‘괴담’ 수준의 정보이다. 이 내용을 주장하는 측은 ‘어느 일본 학자의 이론’이라고 그 뿌리를 밝혔으나 광우병과 관련된 분야의 어느 학계에서도 출처를 밝힐 수가 없다. 그들의 입장대로 단순히 '사람 수를 나누고 더한' 것이라면 - 간단히 숫자놀음을 해보더라도, 공식 인정된 영국 내 광우병 환자가 165명, 미국인 광우병 환자가 3명, 전 세계적으로는 200여명이 넘는 상황에서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밖에 할수 없다. 국내의 몇 안되는 광우병 연구자 중 한명인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5월 24일 시민들을 대상으로 가진 강연회에서 이 내용에 대해 “일본 어느 학자의 이론 정도로 인식하고 있으나 그것이 불분명 하고, 사실상 그것을 인정하는 입장에서 조차 ‘강하게 검역 기준을 강화한 일본의 경우에서 앞으로 광우병이 발생할 확률’을 주장한 정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며, 사실상 어디서 그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것과 관련해서 통용되는 것이 이른바 ‘감염 가능성 0.01%’이론이다. 찬성론자들의 대표 논조로 일컬어 지는 이 내용은 아직까지도 출처가 불분명하며, 혹은 일반적 인식대로 이것이 ‘전체 소/ 감염 소’의 비율로 산출된 것이라면 참으로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의 감염 가능성'과 '전체 소 중에 감염된 소의 숫자'는 같은 개념이 아니다. 설사, 그들의 주장대로 '감염된 소의 숫자 = 감염 가능성'이라고 받아들이더라도, 이에 따라 계산을 해본다면 현재 미국에서 도축되는 소는 약 3천 4백만 마리이다. 그 중의 0.01%는 340마리이다. 340마리.


 찬성자들이 내세운 근거들은 학계에서 정식논의된 것이 아닌 정치가들이 몇몇 도표를 뽑아내 재작성한 것으로 학문적으로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없는 ‘괴담’ 수준의 내용들이다. 그런데 아직도 이것을 많은 사람들이 정설에 가까운 사실로 여기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없다.


 사실,  이 내용들을 인정한다고 해도 ‘아직 과학적으로 그 과정과 핵심이 증명되지 못한, 완전히 통제되지 않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0.01%라는 것은 심각한 것이다만, 최소한  ‘괴담’과 ‘사실’은 구분해야 되지 않겠는가.


이제 정부가 대답할 차례이다. 누가 ‘괴담’을 퍼트렸는가?

Posted by 양피지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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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0.1%.

양피지조각 2008. 5. 9. 22:35
2008.05.09(금)광우병, 국민건강을 시장에 맡기면서 발생한 재앙-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김기흥 박사
(영국 최고권위의 의대로, 김기홍박사는 이곳에서 광우병으로 박사학위를 받은분이랍니다. : 손석희씨 설명)

☎ 손석희 / 진행 :

말씀드린 대로 3부에서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에 의학사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기흥 박사를 연결하겠습니다. 임페리얼 칼리지는 특히 이공계나 의학계열로서는 영국에서 가장 인정을 받는 그런 학교로 알려져 있고요. 의학사 연구소, 여기서 의학사라는 것은 의학의 역사를 말합니다. 김기흥 박사는 광우병의 사회학적 측면, 또 광우병을 연구하는 과학자들, 그 연구 방법들에 대한 분석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써서 박사가 됐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영국이 이른바 광우병의 진원지이고요. 그만큼 광우병에 대한 연구도 좀 활발했을 텐데 영국의 선례로 살펴 본 광우병의 문제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리에게도 어찌보면 참고가 많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김기흥 박사를 연결했습니다. 여보세요!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여보세요.

☎ 손석희 / 진행 :

예, 안녕하십니까?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예, 안녕하세요.

☎ 손석희 / 진행 :

어렵게 수소문해서 인터뷰하게 됐습니다. 영국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처음으로 광우병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고 그래서 연구가 상당히 활발하게 이루어졌을 것 같은데 어느 정도나 광우병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던가요?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광우병은 영국에서 처음으로 보고되었고요. 그리고 또 인간광우병이라고 불리는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이 확산되면서 영국 과학자들이 집중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6개 연구기관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요. 특히 영국은 광우병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양에서 발생하는 질병인 스크레이피라는 질병이 있는데요. 약 한 250년 동안 존재하기 때문에 영국에 생물학자들과 의학자들, 그리고 수의학자들이 그 관련 질병에 대해서 1910년대서부터 연구를 수행해왔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꽤 오래 된 연구역사를 가지고 있네요.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네.

☎ 손석희 / 진행 :

본론으로 들어가자면요. 지금 영국은 현재 광우병 통제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습니까? 제가 듣기론 다른 나라에서 쇠고기를 수입하지도 않고 자국의 쇠고기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광우병이 확산된 게 1986년인데요. 그 이후부터 약 한 11만 3천 건의 광우병이 보고되었고요. 이 때문에 영국 쇠고기가 수출이 전면 금지되고 또 농업분야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래서 영국은 세계에서 아마 가장 강력한 광우병 통제정책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자면 소의 사료로 사용돼온 동물성사료 골육분이라고 하죠. 그 사용이 완전히 금지되었고요. 1996년도 8월 1일 이전에 태어난 소는 완전히 폐기하는 정책을 수행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541만 마리가 폐사됐고요. 2001년 이후서부터는 30도 개월 이상 된 소는 도축장에서 소의 머리를 직접 열어서 광우병의 감염여부를 조사하는 전수조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뇌를 일일이 다 열어본다는 얘기군요?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그렇죠.

☎ 손석희 / 진행 :

30개월 이상일 경우에,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예.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30개월이라는 기준도 사실은 영국에 광우병 사태 때문에 기준점으로 굳어진 걸로 저희들은 알고 있는데 영국에서는 그러면 30개월 이하는 별 문제 없다고 본다는 얘길까요?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사실은 광우병이 발생하는 소는 주로 30개월 이상 된 소에서 나타납니다. 가끔씩은 20개월 된 소에서도 나타나기도 하는데 학계에서는 30개월 된 광우병증상이 발생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30개월을 일종에 기준으로 삼아서 전수조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예, 알겠습니다. 아무튼 제일 먼저 곤욕을 치른 결과 역설적으로 보자면 세계에서 제일 철저한 광우병 통제시스템을 갖춘 셈이 됐는데 그렇다면 그렇게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영국 입장에서 보기에 미국의 광우병 통제시스템은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평가를 하고 있을까요?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광우병 파동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본 나라가 영국과 유럽연합 국가들이죠. 그래서 세계에서 아마 가장 엄격한 광우병 통제정책을 수행하고 있는데 역설적으로 본다면 어떤 의미에서 영국 쇠고기는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철저하게 검사되고 통제되는 제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근데 이제 미국의 경우에는 30개월 이상 된 소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요. 또 일부에서는 동물성 사료에 대한 전면적인 사용 중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미국의 상황을 광우병 시한폭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영국에서 그렇다는, 그러니까 영국 입장에서 보자면 그렇게 얘기할 수 있겠는데 과연 미국의 광우병에 어떤 가능성이 시한폭탄일 정도로 얘기하는 것은 글쎄요. 일반적이라고 보긴 좀 어렵겠죠.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일반적으로 보기 어렵다기보다는 그 조사방법론에 있어서 영국에서는 30개월 이상 된 소에 대해서 일일이 머리를 열어보고 또 검사를 해보는 상황인데,

☎ 손석희 / 진행 :

미국은 지금 0.1% 정도의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그렇죠.

☎ 손석희 / 진행 :

그래서 그것을 위험하게 본다.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0.1%와 100%의 차이죠.

☎ 손석희 / 진행 :

아마 어느 정도나 가능성 있겠느냐 하는 차원에서 언제 터질지 모른다 라는 그런 표현을 하신 것은 아직까지 잠복기간이 계속되고 있고 그래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대개 보면 한 2003년도에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이 됐고 잠복기간을 최소 10년에서 20년 이렇게 보는데 10년이라고 치더라도 2013년이 돼야 나타난다, 이것 때문에 그렇게 보는 것 아닐까요?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물론 그런 것도 있고요. 2003년 경우에는 캐나다에서 수입된 소였고, 그런데 2004년하고 2005년에 텍사스하고 앨라바마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는데 그 경우가 가장 큰 우려를 볼 수 있는 예가 되는 거죠.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그런데 영국이 지금 그렇게 나름대로 자국의 쇠고기 관리에 대해서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지만 이게 처음에 한창 시작이 될 때에는 영국에서도 예를 들면 인간광우병으로 번진다라든가 하는 것에 대해서 정부가 아니라고 계속 강조했다면서요?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그렇죠.

☎ 손석희 / 진행 :

그 당시 얘기를 잠깐 좀...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예, 당시에 광우병이 발생하면서 대중들이 극단적인 공황상태에 빠지게 되는데요. 그리고 또한 영국 농업 체계 자체가 붕괴되고 그래서 영국 정부가 여론 무마를 위해서 쇠고기 안전성을 계속 홍보하고 안전성에 대해서 비판하는 프랑스나 독일의 치즈나 햄에 대해서 안전성에 딴지를 걸기도 했습니다. 근데 이제 문제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광우병에 대한 논란이 점점 심화되었다는 거죠. 25년 동안 광우병의 성격과 치료방법에 대해서 과학자들 사이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요. 지금까지도 아마 일부 과학자들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말씀드리면 광우병에 분명한 원인과 치료방법은 아직 없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치료방법이야 없다는 것이 정설이긴 한데요. 이것도 좀 알아보고 싶은데요. 이것을 시장에 맡기는 문제, 다시 말해서 광우병의 위험도가 높아진다면 자연스럽게 시장논리로 보자면 수입을 안 하게 될 것이고 또한 수입을 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소비하지 않게 되고 그렇게 함으로서 시장기능에 맡기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방법, 이런 것들이 영국에선 어땠나요. 그런 사례가 있지 않나요?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영국에서 시행한 정책 자체가 광우병 발생 이전에 특히 1979년도에 대처가 이끄는 보수당 정권이 집권하면서 가장 먼저 수행한 정책 중에 하나가 엄격했던 농업생산 분야에 대한 규제완화 정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을 시장논리에 맡기자는 거죠. 그래서 예를 들자면 골육분에 들어가는 동물성 단백질을 처리하는 과정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단백질 자체가 살아남게 되고 결국 소 사료로 유입되면서 광우병 발생에 1차에 원인을 제공하게 되죠.

☎ 손석희 / 진행 :

그것이 이른바 규제완화에 의해서,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그러니까 결국 본다면,

☎ 손석희 / 진행 :

규제완화에 의해서 그런 결과를 가져왔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그 사실을 이제 알게 됐고, 그래서 예를 들면 골육분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사용하지 않도록 규제하고 그런 것들은 지금 시장 기능에 맡기는 것과는 별도로 어차피 통제 상황 속에 들어가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지금 일부 학자들에 따르자면 우리 정부의 얘기도 그렇습니다만 과거에 많이 일어났던 그런 광우병 사례로 비춰보자면 지금은 굉장히 줄어든 것이 아니냐, 거의 지금 사라져 가고 있는 추세다, 조금 있으면 광우병은 사라질 것이다 라고까지 얘기하는 학자들도 있는데요.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광우병은 다른 질병에 비해서 발생건수가 굉장히 적고요. 특히 인간광우병은 굉장히 발생건수가 적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 보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근데 영국이 겪은 정치적이고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그 파장이라는 게 그런 것들을 고려해본다면 광우병은 그렇게 쉽게 치부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라는 점이죠.

☎ 손석희 / 진행 :

그만큼 사회비용이 너무나 많이 드는 것이다, 이런 말씀이실 텐데,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예, 예.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한 가지만 더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MM유전자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유전자형에는 MM형, VV형, 그 중간인 MV형이 있는데 MM형 유전자가 인간광우병에 특별히 취약하다 라는 연구결과와 함께 지금까지 대개 광우병에 걸렸던 사람들이 MM유전자라면서요.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그렇죠.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우리나라는 90% 이상의 사람들이 MM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더욱더 취약하다 라는 것이 나오면서 굉장히 우리 사회에서도 논란이 됐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지금 현재 한국에서 MM유전자 광우병 취약성에 대한 연구가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사실 이 비슷한 연구가 2000년대 초에 영국에 런던 대학교 연구팀에 의해서 수행이 됐고요. 그런데 중요한 문제는 MM형, MV형, VV형, 이런 것들이 취약성을 갖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짧고 얼마나 오랫동안,

☎ 손석희 / 진행 :

잠복기요.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잠복기가 나타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영국에서 발생한 인간광우병의 케이스로 보면 대부분 MM형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젊은 사람이 광우병에 걸려서 사망을 했는데 그 사람 유전자형이 MV형이었어요.

☎ 손석희 / 진행 :

아, 그러니까 잠복기의 기준만 놓고 보자면 MM형이 가장 짧기 때문에 일찍 발병한 것이고 그 다음에는 MV형이 왔다, 그러면 그동안에.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과학자들이 생각하기에 그러니까 2차 질병감염이 시작됐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앞으로 5년에서 10년 내에 잠복기를 갖고 있는 MM형보다 15년에서 30년 정도되는 MV형 잠복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그 질병이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들이 더 높아졌다고 보는 거죠.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VV형은 그것보다 더 나중에 혹시 더 대량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라는 그런 우려인가요? 여태까지 VV형들도 쇠고기를 많이 먹었을 테니까.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그렇죠. 한 가지 연구결과에 보면 1960년대에 파푸아뉴기니에서 식인습관을 갖고 있었는데 그때 뇌를 먹었던 사람들이 광우병하고 비슷한 질병에 걸려서 죽은 경우가 있었는데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망자들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그 사람들의 유전형이 VV형으로 나타났어요. 그러니까 50년의 잠복기를 갖고 있다는 의미가 되는 거고 지금 50년이라면 지금,

☎ 손석희 / 진행 :

아직 멀긴 했죠.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우리 어린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 손석희 / 진행 :

그렇죠. 아직 멀긴 했지만 아이들한테는 그것이 한 생애 속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래서 걱정이다, 그건 다시 말해서 MM형이든 MV형이든 VV형이든 잠복기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광우병에 누가 더 취약하고 덜 취약하고 이런 차원은 아니다, 이런 말씀이군요?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그렇죠.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를 먹을 경우에는 취약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100% 완전히 걸린다고 봐야 되는 거죠.

☎ 손석희 / 진행 :

참, 이게 또 걱정이 되네요.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예, 감사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근데 김기흥 박사님, 제가 말씀 듣고 나니까 자꾸 또 걱정이 돼서 드리는 질문인데요. 김기흥 박사님의 연구결과와 다른 배치되는 연구결과도 있습니까?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지금 이 분야가 뚜렷하게 합의를 이룬 경우가 없고 1982년서부터 지금까지 광우병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 손석희 / 진행 :

예, 알겠습니다.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과학자들도 모두 합의하고 있는 거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 손석희 / 진행 :

김기흥 박사가 연구한 분야는 광우병 자체가 아니라 광우병과 관련한 과학자들의 연구,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그렇죠.

☎ 손석희 / 진행 :

이런 것을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청취자들께 드릴 말씀은 김기흥 박사가 광우병 자체의 전문가는 아니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좀 드리고, 다만 광우병의 사회학적 측면, 그리고 광우병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연구방법들에 대한 분석, 이런 것들에 의해서 박사학위를 받으셨다는 말씀을 동시에 좀 드립니다. 그리고 김기흥 박사의 얘기처럼 100% 명확하게 합의를 본 내용은 광우병 자체에 대해서는 아직 없다 라는 것, 이 정도는 제가 말씀드려도 되는 거죠?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예, 맞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기흥 / 인페리얼칼리지 의학사연구소 연구원 :

예, 감사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영국 인페리얼 칼리지의 의학사 연구소에 계신 김기흥 박사의 얘기였습니다.
Posted by 양피지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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