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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라이트 사용후기 - 한윤형
 
뉴라이트 사용후기: 상식인을 위한 역사전쟁 관전기

 이 책의 테마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인터넷에서 악으로 몰리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실체적 접근이고 또 다른 하나는 또 다른 '박정희가 과연 경제를 살린 영웅'인지를 분석하는 내용이다. 작가의 한윤형이 진보신당 당원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 주류를 이루는 '식민지 근대화론=더러운 친일파의 주장' '박정희는 결코 경제를 살린 것이 아니다'라는 담론들을 오히려 비판하는 스탠스를 취한다. 사실, 그 비판은 박정희와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한 옹호라기 보다는 논리의 뿔을 바로 잡아주는 태도이다. 

 예컨대, 식민지 근대화론은 오히려 일본이 더욱 제국주의적인 방식으로 천천히 자본의 지배를 통해 '교묘하게' 한국 경제를 제대로 집어삼켰음을 잘 설명해 주는 이론임을 한윤형은 보여준다. 물론, 그것을 수용해서 자기 입맛대로 요리한 뉴라이트에 대한 비판도 정확히 실려있다. 또한 박정희가 폭압적이고 전근대적인 독재자인 것은 자명하나, 그것 때문에 '70년대 한국 경제를 살린 것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라는 주장이 다소 허망한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그는 이것들에 정치적 함의를 배제한 채 최대한 제 3자의 프레임으로 해석해준다.

 전공자는 아니지만 충분한 자료와 신뢰성 있는 텍스틀 바탕으로 정리했기 때문에 비교적 타당하다고 느껴진다. 특히, 이 책은 한국 인터넷의 담론들이 지나치게 극단적이고 단순한 프레임에 사로잡혔음을 지적하는 하나의 망치이다. 

2.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 우석훈, 지승호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사회과학 서적으로는 가히 대박을 이룬 <88만원세대>의 저자가 우석훈이다. <88만원세대>가 문제의 핵심과 개괄적인 상황 이해에는 가히 날카로웠으나, 대안제시와 구체적 담론 형성에는 부족했기에 이 책은 준수한 보완 역할을 해준다. 

 사실 이 책에서 박정희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많지 않으나, 실제 한국 사회의 구조와 경제와 연관지어 쉽게 설명해준다. 특히 한국 사회경제구조가 구체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안과, 박정희가 오히려 노무현 보다 훌륭한 경제지도자임을 말해주는 부분, 우리가 흔히 접하는 극단주의자들의 이상한 경제 담론 - 삼성이 잘 되야 다 잘 먹고 살지, 시위나 이의제기로 혼란 주지마 경제에 안 좋아, 386 민주화한 사람들은 아주 위대하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야!, 복지보다 성장이 먼저가 당연하지 - 에 대해 충실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적절한 반론을 제시한다. 특히 포털사이트 경제기사에 멍청한 리플들에 빡친 사람들이라면 연거푸 감탄할 듯. 인터뷰 형식으로 되어있으며 명쾌하다. 아주 쉽게 읽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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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기억의 분재소 | 5512
원문 http://blog.naver.com/skialy/70087311806

(1) 서울 04~10 비례대표, 진보(로 인식되는)정당들의 득표율

04년 - 총선 비례대표. 민주노동당 득표율 = 12.59%

06년 - 지방선거 광역의원(서울시의원) 비례대표 민노당 = 9.97%

08년 - 총선 비례대표. 민노(3.78) + 진보(4.04) + 창한(4.63) = 12.45%
(민노 + 진보 = 7.82%)

10년 - 지방선거 광역의원(서울시의원) 비례대표. 민노(3.86) + 진보(3.87) + 국참(4.86) = 12.59%
(민노 + 진보 = 7.73%)

06년 지방선거까지 넣어보니 엮인글에서 주장했던 내용을 약간 수정해야 겠다. 물론 민주당 니네만 잘 하면 다 된다는 결론은 다른 득표율이랑 해서 비교해보면 여전히 지지된다.

06년도에 감소했던 2.5%가량이 08, 10년에 다시 증가하는데 민주당이 싫지만 민노당도 거시기한,
자기 스스로는 진보라고 생각하는 표들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적절한 워딩을 못 찾겠다. 누가 좀 해줘).

이렇게 보니까 비례는 무조건 진보정당(민노, 진보)을 뽑지만 서울시장, 대통령 등에선 비판적 지지를 하는 표들은 대충 6% 정도이고 그런거 신경 안 쓰는 표들이 대충 3% 정도인 것 같다.

(물론 그 사람들의 세부적인 구성은 선거때마다 변하겠지만, 편의상 대충 한 집단으로 묶어서 봄)

확실한 건 이걸로만 봐도 서울 지역의 경우, 진보신당이나 민노당은 퇴보/답보 상태이고 국참당도 생각보다 내용적으로 득표율이 우수한 편은 아니다. 하여간 이 정도면 서울의 경우, 진보정당들의 득표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봐도 될 거 같다.

(2
) 02~10 서울시장, 대통령 서울 지역 득표율









그리고 이건 02~10년까지 서울에서 다수대표제(서울시장, 대통령) 선거의 결과.
노빠 새끼들아 보고 있니? 이거 보면 느껴지는 것 없니????
이거 엮인 글에도 말했지만 너네만 잘하면 이기는 선거였어.
한명숙한테 토론 연습 하루만 더 시키지 그랬어.
그럼 니네가 이겼을거 같아. 진심으로 무능한 새끼들.
그렇게 준비 안된 후보 내보내고도 저 정도 쳐먹었으면 하늘에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한테 감사 기도는 올리지 못할 망정 노회찬을 원망해? 염치 없는 새끼들.

(3) 06, 10 서울시장 득표수 기준

자, 그럼 너희 멍청한 노빠들 알아먹기 편하게
투표수 기준으로 비교해 줄께. 06년이랑 10년 서울시장 결과야. 득표수 보이지?

민주당 니네가 이번에 67.7만표를 더 먹었고, 한나라당은 32.3만표를 까먹었고, 전체 투표수는 44.8만표가 늘어났어.

즉, 민주당 너희가 06년보다 최대로 '더' 먹을 수 있는 표는 한나라당 감소표(32.3만) + 전체 투표 증가(44.8만) = 77.1만표 정도라고 보면 무방할거야. 즉, 저 정도가 이른바 부동층인 것이지.

그리고 너희가 실제로 더 먹은 것은 67.7만표. 9.4만표가 비는데 그 중에 노회찬이 가져간건 2.6만표. 나머지 6만 8천표가 어디로 갔는진 모르겠지만 너희가 2만 7천표 차이로 졌으니까 저기서만 더 잘 먹었어도 니네가 이긴거야. 그리고 지상욱(표에는 안 나옴)이 9만표 저쪽에서 갉아먹어줬자나.

다시 말해주지만 민주당이 이기려면 부동층을 더 끌어냈으면 되는거야. 그리고 위에서 보듯이 이번에 부동층 표는 거의 민주당한테 갔단다. 니네가 그거만 다 챙겨먹었거나 부동층을 조금만 더 견인해냈어도(즉, 투표율을 더 상승시켰다면) 이기는 거였어. 왜 자꾸 노회찬한테 지랄이니?

혹시 또 뭐라 그러면 02년이랑 06년 비교한거까지 깔테니까 닥치고 너네 후보들 자체 경쟁력이나 더 키우길 바란다.

p.s - 뭐 그건 그렇고, 이렇게 써놓고 보니 소위 노빠와 유빠는 좀 구분이 되는것 같다. 유시민 브랜드 밀면서 국참당까지 만들었지만 서울 지역은, 이거 생각보다 신통치가 못하다.

서울만 본다면..너무 낡아서 이제 어느 정도는 정리됐겠지 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전부 건재함을 과시한 선거였다. 여당이 너무 후졌으니 어쩔 수 없는건가?


선거결과는 진보신당에게 최악이었고..이 당이 지속가능하긴 할지 그것부터 잘 모르겠다. 나부터 시작해서 당원과 지지자들이 열패감에 찌드는 것 같아서 그게 가장 무섭다. 우리는 저들에게 상식만은 지켜주라고 주장하지만, 애시당초 말이 안 통하니 이건 어쩔 도리가 없다. 어쨌든 지금 당게에서 화 낼 기운이라도 남아있는 분들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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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대론과 쌍용차 너머에 있는 것들

한윤형

개인적인 고백을 하자면 나는 90년대의 문화적 조류에서 사춘기를 보낸 사람이다. 자유주의적 주체, 냉소주의적 주체에, 세상을 ‘노동자’의 눈으로 바라보기보다 경영의 논리로 생각하는게 더 익숙한 사람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같은 놈이 ‘좌파’라고 불리게 된 이놈의 세상과 시대가 진짜로 웃기고 자빠졌다고 내내 생각해 왔다. 지금까지 그런 말을 굳이 안 한 것은, 호칭이야 부르는 놈들 마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나는 좌파가 아니야!!!”라고 외치는 게 ‘진짜 좌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늘 이런 말을 서두에 꺼낸 건 세대론과 쌍용자동차 투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어떤 것인지를 미리 고지하기 위함이다.


‘88만원 세대론’이란 게 한국 사회에 폭풍의 떡밥처럼 투척된 지도 어언 3년이 흘렀다. 젊은이들의 대다수가 88만원을 받고 살게 될 거라는 묵시론의 예언에 맞서 조선일보는 우리의 젊은 글로벌 세대들이 세계를 제패할 것이라는 ‘G세대론’을 내세웠다. 그러는 사이 3-40대들은 20대가 투표를 안 해서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라고 개탄했고 20대들은 사회를 이렇게 만든 게 모두 당신들인데 무슨 소리를 하느냐고 버럭 성질을 냈다. 세대론이 계급문제를 은폐하고 우익들에게 이용당할 수밖에 없는 담론이라는 좌파들의 개탄이 있었고, 세대불평등이 통계자료에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어느 사회학자의 타당한 지적도 있었다. 그러는 동안 취업 컨설턴트들은 ‘취업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환기시키기 위해 ‘88만원 세대론’을 써먹었고 당사자 운동이란 걸 만들어보려는 극소수의 20대들은 암중모색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88만원 세대론’의 본질을 무어라고 정리할 수 있을까? 나는 이 담론이 애초부터 중간계급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이 담론의 시선은 ‘원래부터 88만원 정도를 벌었던 젊은이들’에게 가 있지 않다. 그 시선은 저 묵시론적 예언을 듣고 ‘혹시 나도 88만원 정도를 벌게 될지도 모른다고 불안감을 느끼게 된 젊은이들’을 향한다. 그런 젊은이들의 불안감이 <88만원 세대>를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 그 불안감은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온전히 대변하지 않으며, 더구나 ‘미래’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러므로 ‘세대불평등’이란 것이 통계자료에서 드러나지 않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즉 이들의 불안감이 폭로하는 사회문제는 어떤 진보적인 가치지향에서 잡히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 그 불안감이 던지는 질문은 “한국 자본주의가 스스로의 체제를 재생산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한국의 중산층은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통해 자산을 축적하면서, 그렇게 해서 훼손된 기업의 경쟁력을 신규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들의 임금을 낮추면서 보충해왔다. ‘집값’은 높이고 ‘사람값’은 낮추는 체제를 운용해온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그 체제를 지지해왔던 그들 중산층의 자녀조차 자신의 월급으론 독립을 꿈꾸지 못하게 된 ‘멋진 신세계’다. 신나게 날다가 되돌아와 던진 사람의 뒷통수를 치는 부메랑이다.


어찌 이 문제만이겠는가. 김용철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을 때 경악스러운 이유는 삼성의 부도덕성이나 뻔뻔스러움 때문만은 아니다. 냉소주의와 경영논리에 찌든 눈은 다른 지점을 바라본다. 삼성이란 조직이 운용되는 방식이 이 기업의 지속적인 생존가능성에 대해 드리우는 짙은 그림자가 걸리는 것이다. 이건희는 이미 중년의 나이에 들어선 아들을 믿지 못했기 때문에 복귀했다. 삼성이 위기라는 이건희의 주장은 경제신문들의 ‘건비어천가’가 아니더라도 옳다. 하지만 이건희라고 해서 영원히 살 수 있단 말인가. 핸드폰을 애플보다 열 배는 더 많이 팔면서도 수익은 그만큼 올리지 못하는 삼성, 비자금 관리자를 기술개발자보다 우대하는 삼성의 경영방식은 가격경쟁력을 위한 노동자의 희생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저임금 노동자에 길들여진 이 ‘초일류기업’이 노동자를 백혈병으로 죽이면서 세계를 호령하는 일은 얼마나 더 가능할까. 한국의 지배계급이 정말로 ‘삼성의 몰락=대한민국의 멸망’이란 등식을 믿는다면 지금은 ‘지속가능한 삼성’을 위해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며 저 재벌총수를 설득할 때다. 하지만 소위 ‘보수진영’에선 이건희를 비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한국 자본주의가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세대문제의 핵심이다. 한국경제를 주도하는 장년세대는 자신들이 이룩한 산업화의 성과에 뿌듯함을 느끼며, 자식세대가 그것을 무한히 존경해 주길 바란다. 그러나 되돌아오는 현실은 그네들의 자녀들이 자식가지는 것을 꿈꾸지 못하는 ‘출산파업’의 현실이다. 이 현실에 맞닥트린 지배계급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지연하기 위해 ‘낙태 반대’ 캠페인을 벌인다. 부모세대가 만들어온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이런 추세대로라면 몇 십 년 안에 사라져 버릴 것 같다.


‘대한민국의 멸망’을 피하기 위해선 누군가 문제를 직시해야 하지만 뱀은 우물 바깥을 보지 않고 빙그르르 돌아서 자기 꼬리를 문다. 탐욕스러운 뱀은 날카로운 이빨로 자신의 꼬리를 잘라내어 집어삼킨다. 쌍용 자동차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의 희생을 기반으로 한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란 뱀의 꼬리였다. 정규직 노동자의 가장 약한 고리였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외면하고 사회문제를 외면하면 자신들만은 살 줄 알았던 그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해고됐다. 이들의 투쟁을 외면하면 우리는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노동자들을 잘라내고 기업의 안녕을 도모하는 기업들은 그렇게 ‘제 살 깎아먹기’에 몰두하다가 나중에 물건은 누구에게 팔아먹을 생각일까?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오로지 수출만으로 먹고 살면서, 제 나라 노동자들을 끝없이 착취할 자신이 있는 걸까? 박리다매로 글로벌 기업이 된 위대한 삼성조차 100% 내수인 금융으로 수조원의 이익을 내는 것이 엄연한 현실인데 말이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미래를 모르는 탐욕스러운 뱀의 꼬리에 위치했다면, 88만원 세대는 어디에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에서 대한민국의 현실이 드러날 게다. 88만원 세대가 쌍용자동차 투쟁과 만나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쌍용의 노동자들이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애저녁에 포기한 것을 요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용안정을 보장받는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라는 것은 젊은이들의 상상 속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들이 선망하는 대기업에 다니는 젊은이들 중 대다수가 돈이 조금 모이면 그 기업에서 나와 자기 사업을 하는 것을 꿈꾼다. 특히 여성 노동자들은 정년까지 일하리란 꿈을 꾸지 못한다. 안 그래도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한국 사회에 이 친구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좌파만의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던지면 ‘좌파’라는 힐난을 듣게 된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라는 소리를 듣는다. “좌파는 성선설(性善說)을 믿으니 문제”라던 사람들이 한편으로 말하는 것이 저 ‘따뜻한 마음’이다. 사실 내 안에서 그런 반응에 조소하는 큰 부분은 좌파적 감수성이기는커녕 냉소주의와 경영의 논리다. 국방력 강화에 큰 관심이 있었던 전직 대통령은 북한 땅을 중국에 갖다 바치려는 수준의 철딱서니없는 ‘보수’들에게 ‘좌파’로 매도당했는데, 사실 그는 ‘노동자’의 시선을 보여주기는커녕 쌍용차에 투자하겠다는 상하이차 자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만큼 자본가의 ‘선량한 마음’을 신뢰했다. 쌍용차의 현재 상황에 치를 떠는 감수성 역시 생활터전을 뺏긴 노동자를 챙긴다는 진보의 논리 이전에 ‘매각’을 잘못한 경영진의 ‘착한 마음’에 대한 냉소에서 나온다. 그 선량한 사람들의 순진한 행동 속에서, 일자리를 뺏긴 사람들은 ‘악’이 받칠 수밖에 없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뺏긴 것은, 오늘날의 젊은 세대들이 처음부터 가지고자 욕망하지도 못하는 것들이다. 그런 것을 욕망하는 것은 그릇된 일이라고 배운 젊은이들은 월급이 적어도 안정성을 찾기 위해 공무원 시험에 목을 맨다. 공무원 따위(?)가 최고 인기직종인 사회는 조선일보도 우려하고 진중권도 조소한다. 대학 진학률이 높아서 문제라는 얘기는 이명박 대통령도 하고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도 한다. 문제는 그렇게 뻔하게 있는데, ‘이기적 개인들의 선택’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사회정책을 입안하려는 시도는 지극히 미약하다. 체제는 스스로 변하지는 않을 거다. 뺏기기 시작한 사람들은 계속 뺏길 것이고 욕망을 거세당한 이들은 그 룰 속에서 아둥바둥 뛰어갈 것이다.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는가? 누구들이 힘을 합쳐야 이런 문제를 끝낼 수 있나? 세대론이 옳으냐 계급론이 옳으냐와 같은 문제제기보다 더 근원적인 것은, ‘어떻게’에 대한 이러한 물음일 것이다. 그리고 그 물음에 뾰족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 ‘현실’은, 그 자체로 우리의 출발점이다. 세대담론은 물질적으로나, 담론적으로나, 계급문제가 철저하게 정치에서 배제된 결과로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그런 담론이다. 그리하여 ‘계급의 문제’를 넘어서기에 더 쉬운 연대가 가능할 거라고 역설하지만, 실은 노동계급이 얼마나 가진 것이 없는지를, 그들의 투쟁의 출발선이 얼마나 뒤로 물려져 있고 그래서 얼마나 무력한 지를 폭로하는 담론이다.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 거세당한 욕망을 권리로 인지하고, 그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이들과 연대하는 세상은 지금으로선 그 자체가 하나의 꿈이다. 그렇게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고립’은 투쟁의 성공이 아니라 투쟁 자체가 꿈이 되어버린 세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꼬리를 씹어먹은 뱀의 머리는 계속해서 자신의 신체를 잠식할 것이다. 미래는 없지만, 그들에게 다른 방법은 고려되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가 불행해지더라도 지금까지 그랬듯 우리모두 아등바등 살면서 뱀 머리의 특권을 유지시켜 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결국 모든 이가 공평하게 욕망을 거세당한 사회를 받아들일 것인가? 그런 결말을 피하고 싶다면 우리가 포기한 부분들, 우리의 몸에서 잘려나간 부분들을 응시하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쌍용자동차는 하나의 시작일 뿐이며, 문제를 대면하고서야 투쟁에 나서는 습속을 반복할 때, 노동운동과 젊은이들은 영영 서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채 둘 다 패배할 것이기 때문이다.  

* 출처 : yhhan.tistory.com - How many cuts should I rep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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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디어오늘(www.mediatoday.co.kr)

UAE 원전수주, MB 숟가락 얹기?
수주 유력한 상황에서 언론 ‘세일즈 외교’ 띄우기
2009년 12월 27일 (일) 15:33:05 류정민 기자 ( dongack@mediatoday.co.kr)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수주 경쟁에서 한국 기업의 수주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언론이 이명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를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KBS <뉴스9>와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26일 밤 메인뉴스로 이명박 대통령의 UAE 출국 소식을 전했다.

KBS <뉴스9>는 “지금 아랍 에미리트에선 수십조 원 규모의 원전 수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상 외교로 이 원전 수주를 돕기 위해 오늘 현지로 출국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밤 세일즈 외교를 위해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합니다. 우리나라 역대 최대규모인 50조 원대 플랜트 수출사업체 수주경쟁을 막판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라고 보도했다.

   
  ▲ 12월 26일 방송된 KBS <뉴스 9>(왼쪽), MBC <뉴스데스크>  
 
주요 신문도 이명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를 집중 부각시켰다. 동아일보 26일자 1면 머리기사로 <수십조원
UAE 원전수주 이 대통령 현지 최종담판>이라는 기사를 실었고 조선일보도 26일자 1면에 <이 대통령, 원전
팔러 UAE 간다>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번 사업은 400억 달러(한국 돈 50조 원 규모)의 초대형 플랜트사업으로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수주하게 되면
역대 최대 규모의 플랜트 수출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S는 “수주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MBC는 UAE 정부가 이달 말까지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며, 우리의 수주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청와대
견해를 전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한국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다면 기술력뿐 아니라 외교적
협상력의 총체적인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이 수주에 성공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적 협상력 때문이라는 청와대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UAE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최종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한국전력 컨소시엄에 유리한 상황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적 협상력 덕분이라는 주장은 청와대의 홍보 논리이고, 이와 무관하게 유리한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연합뉴스는 27일 <한국형 원전, UAE 수출 성공 유력>이라는 기사에서 “아랍에미리트(UAE)가 발주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자로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한국형 원전 컨소시엄’의 선정이 유력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고 보도했다.

KBS는 치열한 수주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연합뉴스는 한국형 원전의 수출 성공이 유력하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한국전력 주도 컨소시엄의 UAE 원전 수주가 유력한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관여했다면 이를 외교
적 협상력의 승리로 연결 짓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 국민일보 12월 9일자 30면.  
 
이와 관련 원자력 전문가의 주목할 만한 칼럼이 국민일보 12월9일자 지면에 실린 바 있다. 최광식 원자력안전기
술원 책임연구원은 지난 9일자 국민일보 30면 <중동에 이는 원자력붐>이라는 칼럼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에 한국전력이 주계약자로 미국 웨스팅하우스사를 끼고 입찰에 들어가서, 일본 히다치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의
컨소시엄과 프랑스의 아레바사를 제치고 현재 선정 최유력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으며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칼럼에 실린 내용대로라면 한국전력 컨소시엄은 12월 초에 이미 최유력 대상자 위치에 올라섰으며 최종 결정만 앞둔 단계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12월26일 청와대 기자단을 이끌고 UAE를 방문한 것을 놓고 뒷말이 나
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초입력 : 2009-12-27 15:33:05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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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해설] 노빠와 노무현 지지자
* 이 블로그 독자 중 한 분의 의견을 존중해서, 내 글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의미들을 해설하는 카테고리를 신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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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빠

노무현이라는 상징적 인물을 중심으로 사물의 질서를 판단하는 신앙인.

노무현 지지자

노무현을 한국 사회 진보를 위한 단계적 차선으로 판단하고 선택했던 시민.

- 이택광(http://wallflower.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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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둘러싼 얘기들로 뒤숭숭했다. 그는 끝까지 한국 부르주아의 말을 듣지 않은 (중간계급의) 대통령이었다는 생각이다. 그의 '자살'은 그에게 권력을 쥐어주었던 그 '도덕성'의 붕괴 때문일 것이다. 인간 노무현의 특이성은 이 사실을 '수치'(shame)로 받아들이는 태도에 있었다. 그만큼 그의 주이상스는 한국 사회의 평균을 넘어서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 그의 죽음은 한국 부르주아의 위선을 외설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다.

따라서 그의 죽음은 그의 지지자들에게 애도의 대상이라기보다 멜랑콜리의 대상이다. 복원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한 영원한 상실감은 그의 지지자들을 결집시킬 것이고, 반MB전선의 선두에 이들을 서게 만들 것이다. "노무현보다 더 해먹은 놈들은 살아 있고, 애꿎은 노무현만 죽었다"는 정서가 정치적 이념을 압도할 것은 자명하다. 여하튼,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그의 자살이 부도덕한 반민주정권이 자행한 살해라는 상징적 의미를 획득한다면, 다시 촛불은 타오를 것이다.

- 이택광 (
http://wallflower.egloos.com)
Posted by 양피지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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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yhhan.tistory.com/entry/명계남-조선바보-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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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빠들의 생각처럼 한국 민주화세력은 참여정부와 아무런 수준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참여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화 세력 전체가 다 무능한 것일 수도 있다. 좌파들은 어쩌면 참여정부보다 훨씬 더 한심한 집단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범여권이나 진보진영에도 ‘미래’는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노무현이 상식이고, 노무현이 원칙이고, 노무현이 희망이라고 2002년에 그들은 우겨댔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그래도 희망이 있잖아!”라는 말조차도 찜찜해서 못 하겠는 냉소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전두환 때문에 정의사회구현이라는 말을 함부로 못하는 것처럼, 이제 노무현은 한 사회의 긍정적인 단어들을 다 빨아먹고 실패한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면 그 단어들을 구출해야 할 게 아닌가? 하지만 이들은 그런 생각없다. 여전히 노무현이 상식이고 원칙이고 희망이고 안티조선이랜다. 좋다. 그럼 우리 크라잉넛 노래 제목대로 ‘다죽자.’ 씨발 지구를 박살내자. 참여정부 개박살날 때 우리모두 콱 죽어버리자. 그러자는 얘긴가? 한나라당 지지자가 아닌 참여정부 바깥 사람들에게도 ‘미래’는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설령 그들이 지금 참여정부 못지않게 무능하다 하더라도 성장할 기회는 줘야 할게 아닌가? 하지만 같이 망하자고? 여전히 노무현이 상식이고 원칙이고 희망이고 안티조선이라고? 그럼 누가 그 단어들을 쓸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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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윤형의 글, '명계남, 조선바보 노무현?' 중에서

Posted by 양피지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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