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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

양피지조각 2010. 3. 16. 19:55

  내 친구중에 학벌 철폐를 목표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던 녀석이 있었다.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그 애가 처음선택한 NGO는 극단적인 대학서열사회를 거부하고, 그 방법론으로 대학 평준화를 제시했다. 끊임없이 토론하고, 정보를 나누고, 술을 마셨다고 한다. 그런데, 이 '학벌없는 사회'는 불투명한 비젼과 불안정한 조직성(적어도 겉으로는) 때문에 얼마 되지 않아 금새 파탄을 맞고 말았다.

  이 과정의 실상을 들으며 놀라웠던 것은, '학벌없는 사회'를 파탄낸 것이 그 단체 소속의 '학벌있는 학생들'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이었다. 상대적으로 '학벌없는 학생'이었던 그 친구는 '학벌있는 학생들'이 주류가 되어 몇 파벌로 나누어 전문 활동가들 마져 손에 쥐었다 폈다 하는 것을 두고봐야 했다.

 순간 나는 <화려한 휴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두 가진 자 간의 '한국판 트로이 전쟁'식 영웅물로 둔갑시키고, 엘리트들이 소시민들을 계몽시켜 계엄군에 대항하는 이 영화의 기본 시놉시스는, 친구의 경험과 아주 유사한 맥락이었기 때문이다. 

 

Posted by 양피지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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