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슈가 그렇지만, 특히 FTA는 어디서 부터 감을 잡아야 할 지 막막하다. 일반인이 각론을 모두 이해하기에는 텍스트의 양이 너무 방대하고 전문적이며, 정치공학적 논리까지 겹치면서 도대체 어느 신문의 어느 부분을 읽어야 할 지 어느 전문가의 글을 읽어야 할 지 난감할 따름이다. 'FTA 의 최대 수혜주는 과연 누구인지', '왜 사람들이 FTA 반대하는 데도 하려고 하는지', '독소조항이 도대체 뭔지', ' FTA를 하면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은 유리하고 서비스기업은 불리하다고 하는데 그건 무슨 말인지', 머리가 터져버릴 지경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복잡한 문제에 '그러니까 FTA 나쁜 거예요? 좋은 거예요?' 단답을 요구하는 건 도둑놈 심보이다.

  따라서 이 분류의 글들은 머리 아픈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효과적인 핵심을 알 수 있도록, 일종의 '교통정리'의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지금까지의 웹 상의 FTA 논쟁들은 주로 반대편의 가장 낮은 수준의 논리를 대표타겟으로 설정해 반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표본 설정은 상황을 이해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심지어 전문가들이 낸 책들 조차 대부분이 이슈에 편승하려는 상업주의적 성질을 띤, 자기계발서 형식의, 레토릭 투성이었다. 때문에 이를 걸러내, 넘쳐나는 자료들 중에 한미 FTA 협정 기본 텍스트에 근접한 구체적인 정보들을 모아서 재구성해 정리하려고 한다.

쉽게 말해, 이 분류의 텍스트들은 사람들이 괴로워할만한 과정 - 정보수집과 분류 -을 대신한 결과물의 모음인 셈이다.



<목 차> <- 수시로 변경됩니다.

1. FTA의 기본 개념 - FTA의 기본적인 정의와 개념, FTA의 구체적인 내용, 추진 목적, 추진 과정
2. 추천할 만한 텍스트들 - FTA를 잘 설명했다고 평가할만한 책과 칼럼, 웹 사이트 추천
3. 찬성측의 주장 - FTA를 추진해야하는 이유, FTA의 기대효과, 괴담과 루머 반박
   반대측의 주장 -  FTA를 추진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FTA의 위험요소, 독소조항
4. FTA와 이해관계 -  FTA를 둘러싼 정치공학적 요소 정리  
5. 거시적 관점과 미시적 관점의 사이에서 - FTA가 21세기 한국 사회와 만났을 때 


c u soon. 
Posted by 양피지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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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에서 실패하고 사라진 <지구를 지켜라>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는 신기하게도 극장에서 막을 내린 뒤 네티즌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었는데, 그 이유는 이 영화가 극장에 보급될 때는 몰랐는데 다시 다운받아 보니 굉장히 괜찮은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네티즌들은 이 영화 흥행 실패의 이유로 1) 우스꽝스러운 포스터 2) 이해할 수 없는 제목 을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영화 자체의 세련된 모습이나 깊이에 비해 포스터와 제목은 도저히 '돈 내고 볼 마음'이 들게 하지 않았다. 

한윤형의 <안티조선 운동사>도 이와 마찬가지로, 제목을 안티조선 운동사로 지은 것은 두고두고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다. 정당정치에 관해서는 '중립'과 '무골호인'이라는 자세가 최고의 미덕으로 여겨지는 우리나라에서 '안티조선'이라는 단어를 정면으로 사용한 것은, 대중들의 일반적 프레임으로 인해 '부담스럽고',  '편향된' 첫 인상을 갖게 할 것이 뻔해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의 결점은 제목이 '안티조선 운동사'라는 데에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책은 전형적으로 '조선일보 까는 글'이  아니다. 따라서 나중에 이 책은 몇 년 후에야 한두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런 책이 걍 묻혔지???'와 같은 반응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특정 사회운동을 넘어서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의 사회현상과 이슈들에 대해 정확하고 분석을 하고 판단들이다. 따라서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는 싶은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몰라서 따라잡기가 어렵다', '한나라당이 나쁜 것 같긴 한데 그 이유는 모른다' 혹은 '민주당과 노무현은 정말 천사일까?' 하는 의문, '국회의원들은 똑똑하다는데 왜 사람들은 정치인들을 욕할까?', '선거 후 공약은 왜 안 지켜질까?', '한나라당이니..한나라당을 밀고 일어설 민주당이니.. 하며 시글벅적한 거리..'에 대한 불편한 의문들과 같이 초보적이면서도 누군가에게 물어보기도 애매한 질문들에 대한 명백한 답변이 되어준다.  

이 책은 최근 서점에 쏟아져 나오는 '노무현 찬양 + 이명박 정부 비판' 네러티브의 책들과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이유도 없이 그저 이미지에 따라 한나라당을 악마로 보고 이명박을 욕하는 행위들에 대한 훌륭한 답안지가 되어준다. 조선일보의 시기별 변화와, 어떤 면에서 '악랄한 점'들이 존재했는지 분석해내는 것도 물론이고, 조중동의 실제 이해관계는 물론, 주요 선거 때마다의 지면 분석을 통해 한겨레와 오마이뉴스를 극렬하게 까는 짓도 서슴지않는다.

따라서, 이 책은 결코 잘 팔리지 않을 것이다. 조중동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이미지'상으로만 싫어하긴 했지만 객관적인 근거를 내놓으라고 할 때마다 쩔쩔매던 (이른바) 좌빨들이 '훌륭한 근거'를 가지게 되는 것을 몹시 두려워해서, 그들과 관계한 유통사와 채널에서 이 책의 흥행을 최대한 막을 것이다.. <한겨레>와 <오마이뉴스>역시 이 책의 발간을 반기기는 할 것이나 동시에 자신들의 죄명(!)들을 명백하게 적어낸 이 책을 '밀어줄'리 만무하다. 

냉소적 회의주의의 입장의 작가가 적어낸 이 책은 누구의 빽도 없으며, 밀어줄 세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광고나 홍보, 혹은 베스트 셀러란에서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한국 현대 정치사를 객관적이고 명백하게 정리한 <안티조선 운동사>는 그 자체로는 이 씬에서 나올 수 없는 '현대의 classic' 정도의 수준에 다다랐다. 하지만 노무현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지금 중요한 상황을 망치고 있다면서 거부할 것이고,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 두려움을 느끼고 일단 이것이 이슈화되는 것을 차단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늘 요구하는 '공정성' , '객관성'은 하나의 텍스트로 완성되었지만 그것이 널리 이야기되고 즐겁게 보면서 토론할 수 있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보인다. 때문에 어떻게라도 찾아서 <안티조선 운동기>를 구하고 이야기거리로서 사랑하는 이들과 이 내용들을 대화나눌 수 있다면, 그것은 공교육의 결핍을 완벽히 보충해내는 '진짜 공부'가 될 것이다. 

Posted by 양피지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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